[!INFO] 책 정보
- 저자: 저자/폴_칼라니티
- 번역: 번역/이종인
- 출판사: 출판사/흐름출판
- 발행일: -
- origin_title: -
- 나의 평점:
- 완독일: 2020-02-08 03:42:42
의학은 기본적으로 철저한 과학이다. 자신만의 비방이나 수술적 경험을 함부로 다른 사람의 목숨을 걸고 적용하지 못한다. 기초과학의 교과서적인 원칙에 근거하여, 이중맹검연구를 바탕으로 한 수많은 임상증례가 정확히 수식화되어 통계학적인 의의를 가져야 그 치료법은 비로소 의학의 본류에 합류할 수 있다
메모
이국종 2020.02.04. 뇌의 규칙을 가장 명쾌하게 제시하는 것은 신경과학이지만 우리의 정신적인 삶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은 문학이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2020.02.08. 나는 스탠퍼드에서 영문학을, 케임브리지에서 의학의 역사를 공부하며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그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답을 찾지 못했다 2020.02.08.
눌랜드의 책을 비롯해 여러 기록들을 보니 죽음이란 직접 대면해야만 알 수 있는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죽음의 두 가지 수수께끼인 경험적인 징후와 생물학적인 징후, 즉 아주 개인적이면서도 철저히 비개인적인 측면들을 파헤치기 위해 의학을 탐구했다. 눌랜드는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2020.02.08.
실제로 99퍼센트의 사람들이 연봉, 근무 환경, 근무 시간을 고려하여 직업을 선택한다. 그러나 원하는 생활방식에 중점을 두고 선택하는 건 직업이지, 소명이 아니다.
2020.02.08.
커다란 그릇에 담긴 비극은 숟가락으로 조금씩 떠주는 것이 최고다. 한 번에 그릇을 통째로 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
2020.02.10.
나는 환자의 뇌를 수술하기 전에 먼저 그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정체성, 가치관, 무엇이 그의 삶을 가치 있게 하는지, 또 얼마나 망가져야 삶을 마감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지. 수술에 성공하려는 헌신적인 노력에는 큰 대가가 따랐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불가피한 실패는 참기 힘든 죄책감을 안겨주었다
2020.02.10. 환자는 의사에게 떠밀려 지옥을 경험하지만, 정작 그렇게 조치한 의사는 그 지옥을 거의 알지 못한다. 2020.02.10.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 우리 의사에게도 환자에게도. 살고, 숨 쉬고, 대사 작용을 하는 유기체로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향해 속수무책으로 살아간다. 죽음은 당신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다
2020.02.10.
우리는 사람의 생사가 걸린 일을 책임져야 하는 힘겨운 멍에를 졌다. 우리 환자의 삶과 정체성은 우리 손에 달렸을지 몰라도, 늘 승리하는 건 죽음이다. 설혹 당신이 완벽하더라도 세상은 그렇지 않다.
2020.02.10.
내가 책의 저자라면, 나는 사람들의 다양한 죽음을 기록하고 또 논평할 것이다. 죽음을 가르치는 사람은 동시에 삶도 가르쳐야 할 것이다. 미셸 드 몽테뉴, 《수상록》 中 <철학을 연구하는 건 죽음을 공부하는 것이다>
2020.02.10. 내 병은 삶을 변화시킨 게 아니라 산산조각 내버렸다.
메모
문득 5년전 병중이 생각난다. 두렵다. 정신이 번적들고 그대보다더 살고 ㅅㅣㅍ다. 내 사랑하는 가족들을 ..과 이별을 생각하는 것 조차 아프고 두렵다. 하나님의 도우심기도가 나온다. ㅇ 젊은 유능한 의사는 많운 생명을 살리는 의미잇는 삶을 살앗는데 나는 ㅜ얼해ㅛ나 조ㅠ더 일직내 ㅅㅏㄻ과죽음을 공부 햇더라면 … 그럼 지금부터는 무얼 할수 잇나… 내 사랑하는 가족에게 어던 도움을 줄수 ㅇㅣㅅ으ㄹㄱㅏ… 사회 인류는 고사하고 ㅏㄹㅇ디
2020.02.10.
폐암 진단은 확정되었다. 내가 신중하게 계획하고 힘겹게 성취한 미래는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 일하는 동안 무척 익숙했던 죽음이 이제 내게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왔다. 나는 죽음과 마침내 대면하게 되었지만, 아직 죽음의 정체를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치료했던 수많은 환자들이 남긴 발자국을 보고 따라갈 수 있어야 할 텐데, 기로에 선 내 앞에 보이는 거라곤 텅 비고, 냉혹하고, 공허하고, 하얗게 빛나는 사막뿐이었다. 마치 모래 폭풍이 그동안 친숙했던 모든 흔적을 쓸어간 것처럼.
2020.02.10.
환자들을 돌봐야 한다면서 나를 몰아붙이던 그 의무가 사라지자 나 자신이 어느새 병약자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마치 있는 힘을 다해 결승선을 통과한 후 쓰러지는 달리기 선수처럼.
2020.02.10.
암 진단을 받기 전에 나는 내가 언젠가 죽으리라는 걸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는 알지 못했다. 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내가 언젠가 죽으리라는 걸 알았지만 언제가 될지는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통렬하게 자각한다. 그 문제는 사실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죽음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죽음 없는 삶이라는 건 없다.
2020.02.10.
몇 년 전, 나는 다윈과 니체가 한 가지 사실에 동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물을 규정짓는 특징은 생존을 향한 분투라는 것이다. 삶을 이와 다르게 설명하는 건 줄무늬 없는 호랑이를 그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2020.02.10. 수년을 죽음과 함께 보낸 후 나는 편안한 죽음이 반드시 최고의 죽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2020.02.10. 나는 문득 내가 슬픔의 5단계(부정-분노-협상-우울-수용)를 이미 다 겪었지만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0.02.10. 그때 다시 에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찾아내야 해요.’ 2020.02.10.
의사의 의무는 죽음을 늦추거나 환자에게 예전의 삶을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삶이 무너져버린 환자와 그 가족을 가슴에 품고 그들이 다시 일어나 자신들이 처한 실존적 상황을 마주보고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돕는 것이다.
2020.02.10.
과학을 형이상학의 결정권자로 보면 세상에서 신뿐만 아니라 사랑, 증오, 의미도 함께 사라져버리고, 이런 의미가 모두 사라진 세상은 결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라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인생의 의미를 믿으면 반드시 신도 믿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과학이 신에 대해 어떤 근거도 제공할 수 없다면, 마찬가지로 인생의 의미에 대한 근거도 마련해주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인생 자체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결론에 다다를 것이다. 다시 말해, 실존적 주장은 아무런 무게도 지니지 못하게 되고 과학적 지식이 곧 모든 지식이 되어버리고 만다.
2020.02.10.
독자들은 잠깐 내 입장이 되어보고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거야. ‘그런 처지가 되면 이런 기분이구나……. 조만간 나도 저런 입장이 되겠지.’ 내 목표는 바로 그 정도라고 생각해. 죽음을 선정적으로 그리려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을 때 인생을 즐기라고 훈계하려는 것도 아니야. 그저 우리가 걸어가는 이 길 앞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고 싶을 뿐이지.”
2020.02.12.
이 책은 서른여섯 젊은 나이에 폐암에 걸려 어린 딸과 역시 의사인 아내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신경외과 의사의 회고록이다. 암에 걸린 이후에 쓴 글이므로 아주 절박한 심정으로 평소 그가 느끼던 인생과 죽음과 도덕의 문제를 의학적인 측면에서 기술해 나가고 있다.
2020.02.13.
우리 딸 케이디. 나는 케이디가 내 얼굴을 기억할 정도까지는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목숨은 사라지겠지만 글은 그렇지 않다. 케이디에게 편지를 남길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대체 뭐라고 써야 할까? 케이디가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일지 나는 알 수가 없다.
2020.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