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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우리가 알고있는 자본주의 계급주의 성과주의들이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있는지 분명이 인식해야한다.

[!INFO] 책 정보

  • 저자: 저자/배리_로페즈
  • 번역: 번역/정지인
  • 출판사: 출판사/북하우스
  • 발행일: 2024-12-25
  • origin_title: Horizon
  • 나의 평점: 9
  • 완독일: 2025-02-02 00:00:00

호라이즌

1. Befor Qustion

https://www.gmeum.com/gather/detail/2287 1945년에 태어나서 2020년에 세상을 뜬 배리 로페즈는 20세기의 걸출한 여행 작가 가운데 ‘여행하는 인간(Homo Viator)’이라는 정체성에 가장 맞춤한 저자입니다. 20대부터 “어딘가 부서져 있는 지구”를 직접 느끼고자 북미부터 시작해서 세계 곳곳을 여행하기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일흔 개 나라를 여행하고 그 과정에서 쌓인 기록을 스무 권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개인적으로, 로페즈의 존재를 안 것은 그가 1986년 펴낸 『북극을 꿈꾸다』를 뒤늦게 읽고 나서였습니다. 기후 위기의 최전선으로 꼽히는 북극을 다룬 여러 책을 살펴보다가 영미권에서 나온 책에서 예외 없이 이 책이 비중 있는 참고 문헌으로 언급되는 것을 보고서 읽기 시작했어요. 북극권을 다룬 수많은 책 가운데 지금도 이 책이 최고로 꼽히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호라이즌』은 로페즈가 2020년 일흔다섯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뜨기 직전 2019년에 펴낸 그의 자서전을 겸한 마지막 여행기입니다. 그가 (여행하는 인간 정체성의 출발점이었던) 북태평양 동부부터 시작해서 캐나다 북극권, 갈라파고스 제도, 아프리카 케냐,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남극 등 수차례 방문했던 곳의 경험을 다시 곱씹어본 책입니다. 로페즈는 여행기의 두 축인 공간과 시간 가운데, 공간을 중심에 놓고서 여러 차례 방문했던 다양한 시간대의 경험과 배움을 이 책에서 풀어놓습니다. 마치, 자기의 마지막 책이 되리라 예감한 듯 “모든 사람이 앞으로 일어날 일에서 살아남기를 바란다”고 당부하면서요.

‘북극을 꿈꾸다’로 1986년 전미 도서상을 수상한 작가가 세계를 여행하며 적은 삶의 기록이다. 저자는 대학 시절부터 미국과 서유럽을 여행했고, 후에 풍경 사진가로 활동하며 70여 개국에서 정착과 유랑을 반복했다. 여행 중 인류의 기원, 땅의 역사, 탐험과 식민주의, 기후변화 등 다양한 영역의 주제를 고찰한다. 여정을 이어가며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유려한 필치로 그려냈다. 배리 로페즈 지음·정지인 옮김·북하우스·3만5000원.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41220/130692992/2

2. Synopsis (개요)

2.1 저자 - 배리 로페즈

배리 로페즈 (Barry Lopez, 1945~2020) 1945년 미국 뉴욕주 포트체스터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주 샌퍼낸도밸리와 뉴욕 맨해튼에서 성장했다. 이후 노터데임대학교에서 글쓰기, 사진, 연극을 공부했다. 1960년대부터 땅과 인간의 관계를 비롯해 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픽션 및 논픽션 작품들을 발표하는 한편, 다른 작가들이나 사진작가, 화가, 음악가, 극작가, 환경 운동가, 과학자 등과의 공동 작업을 왕성하게 모색했다. 1970년 매킨지강과 숲의 풍광에 반해 오리건주 핀록 지역에 정착했지만, “어딘가 부서져 있는 지구”를 감각하며 여러 장소로 떠나기를 반복했다. 1978년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한 『늑대와 인간에 대하여』로 전미 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1986년에는 역시 오랜 현장 조사를 거쳐 쓴 『북극을 꿈꾸다』로 전미 도서상을 수상했다. 평생 약 일흔 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스무 권이 넘는 책을 펴낸 그는 2020년 일흔다섯의 나이에 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배리 로페즈의 원고와 메모, 현장 기록 등은 텍사스 공과대학교에 보관되어 있다. 저서로 이 책 이외에 『북극을 꿈꾸다』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늑대와 인간에 대하여』 『황야 건너기』 『북아메리카의 재발견』 『강의 기록』 『사막의 기록』 『저항』 『울버린의 교훈』 『현장 노트』 『까마귀와 족제비』 『변명』 『이 삶에 관하여』 등이 있다. 『호라이즌』은 배리 로페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집필한 장편 논픽션으로, 북태평양 동부, 캐나다 북극권, 갈라파고스 제도, 아프리카 케냐, 호주, 남극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얻은 평생의 경험과 배움을 집대성한 저술이다. 이 책에서 로페즈는 지구라는 장소와 시간이 선사해주는 경이로움을 만끽하는 한편, 그곳을 지나쳐 간 오래전 인간들의 삶을 공감 속에서 반추하고, 지금의 인간들을 연민의 마음으로 떠올린다.

2.2 주제

2.3 기획 및 지필 의도

2.4 주요 등장 인물

2.5 전체 줄거리

3. After My Idea

3.1 Insight

아래 저자의 질문이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생각인듯하고 역시나, 우리 인류를 위해서 현재의 자본주의와 탐욕과 지배의 욕망을 가진 문화는 재 고려 되어야한다. 벗, 나는 굉장히 회의적인 생각만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자들은 이렇게 곳곳에서 인류에게 외친다. 이러다 다 죽는다. 정신차려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저 바깥에, 저 길 끝 바로 너머에, 언어와 열렬한 믿음 너머에, 누구든 우리가 충성을 바치기로 선택한 신들 너머에 무엇이 존재하는가?

3.2 After Qustion

  • (why) 이 책의 제목을 이렇게 지은 이유는?

  • (how)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 어떻게 하라고 하는가? 어떻게 해야하는가?

  • (where) 어느 곳에서 쓴 책인가? 어느 것을 위해 쓴건인가? 어디로 가야하는가? 어디에서 읽어야 하나? 그곳은 어떤 곳인가?

  • (when) 이책은 언제 쓰여졌는가? 시대적 배경은 무엇인가? 언제를 기준으로 쓰였는가? 언제 할것인가?

  • (who) 저자는 누구인가? 주인공은 누구이고 어떤 사람들이 나오나? 누구를 위해 저자는 말하는가?

  • (why) 이책을 통한 질문을 만들기

    • 질문 1.
    • 질문 2.
  • (what) 이 책에서 말하는 주제라는 무엇?

    • 알게된 것은 무엇인가?
    • 해야할건 먼가?
    • 다른 책과 다른 점은 먼가?
    • 이 책의 특징은 먼가?

3.3 Top 3 Highlight

52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일어난 일들을 이해해보려 노력하고, 거기에 아직 어떤 실마리가 남아 있는지 알아보려 한다.

52 이 책을 계획하면서 또 하나 내가 품었던 욕망은 우리의 문화적 생물학적 역사에서 삶에 의미가 있다는 믿음을 버리는 쪽이 매력적인 선택이 되어버린 지금, 많은 사람이 수평선에서 어두운 미래의 암시 외에 달리 발견하는 것이 없는 이 시대에, 자기 삶에서 어떤 궤적을, 일관되고 의미 있는 어떤 이야기를 찾아내고자 하는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서사를 직조해내는 것이었다.

91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 대부분이 사랑하지 못하거나 사랑받지 못해 생기는 것이라는 믿음을 더 강하게 갖게 된다. 사람들이 각자 떨쳐내려 기도하거나 소망하거나 노력하는 외로움의 무거운 짐은 사랑하지 못한 결과다. 사랑의 실패는 사람들이 각자 털어내려고 기도하거나 희망하거나 노력하는 인간의 무거운 외로움을 보여줄 뿐이다.

148 쿡은 삼림이 무성한 이곳 산지와 눈으로 덮인 해안가에서 엿새를 보내는 동안 모닥불 연기를 뚜렷이 보았다고 일지에 써놓았다.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궁금해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그들의 통찰과 그들의 약리학, 하천 생태계에 대한 그들의 지식이며 경로 탐색 기술이 자신이 지닌 그것들과 상대가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사람들과 그들의 지혜는 그에게 작은 호기심 이상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1

485 다윈이 가르쳐준 것은 판다나 환도상어처럼 호모 사피엔스도 정해진 목적지가 없는 하나의 동물이며, 다른 모든 동물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형태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라는 것, 그리고 현재 보이는 형태는 예컨대 실러캔스✻처럼 아주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형태를 유지해온 경우라 해도 언제나 과도기적 형태일 뿐이라는 것이다. 현생인류는 약 25만 년 전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부터 우리 뒤에 줄지어 나타날, 아직은 인류세의 에테르 속에 보이지 않는 존재로 남아 있는 우리 후손까지 쭉 이어져 있는 연속체의 한 부분이다.

626 지구에서 온갖 것을 뜯어내고, 최소한의 반대조차 한심하기 짝이 없는 몽매함이라는 듯 콧방귀를 뀌고, 시장 점유를 위한 싸움에서 남들을 해충 취급하며, 윤리의 나침반도 없이 항해하는 이러한 착취 시스템은 그 유혹적인 힘으로 수천 군데의 착취당한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부인과 낙심과 외로움의 덫에 가둔다. 당신이 자부라라 사람들의 상실감을 마음으로 이해한다면, 현대의 개인들에게는 이윤을 추구하는 삶만이 유일하게 합리적인 소명이라는 악몽 같은 망상의 저류에 휘말린 사람들도 모두 측은히 여겨야 한다.

새로운 정보를 얻으려 한 윌슨의 필사적인 노력은 오늘날 남극 대륙의 거대하고도 유일한 수출품—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의 원형이기도 하다. #남극

4. Key Word 책에서 뽑은 키워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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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은 - 호라이즌저자 배리 로페즈가 오지를 다니며 깨달은 것](어른이 된다는 것은 - 호라이즌저자 배리 로페즈가 오지를 다니며 깨달은 것)

5.책 밑줄 정리 (책 밑줄 전체,page)

프롤로그

들어가며: 배를 찾아서

34 긴 인생이란 불완전하게 기억된 결심들이 연거푸 쏟아져 내리는 일종의 폭포로 이해할 수도 있다. 초기에 품었던 결심 중 어떤 것들은 희미하게 지워진다. 잃어버린 기억과 배신, 믿음의 상실이라는 피할 수 없는 우회로를 거치고도 이어지는 결심들도 있다. 또 어떤 결심들은 세월이 흘러도 약간만 변형된 채 계속 유지된다. 예상치 못한 트라우마와 상처를 만나면 차는 언제든 도로 밖으로 탈선할 수 있고, 그러면 그 사람은 영원히 목적지를 상실할 수도 있다.

34 평생 이런저런 결심에 이끌려 다닌 나의 인생은 이따금 느끼는 황홀과 이따금 느끼는 슬픔으로 이루어진 삶이었다는 점에서 다른 많은 사람의 인생과 그리 다르지 않겠지만, 그래도 굳이 다른 점을 찾는다면 머나먼 장소들로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강렬한 욕망, 그리고 그 갈망에 부응하여 그토록 큰 결단력으로 행동한 것이 나에게, 그리고 내 가까운 사람들에게 부여한 의미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거의 의도치 않게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이 되었다. 진정한 의미의 방랑자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이 여행이 준 자극은—지리, 예술, 음식, 상인들과 나눈 대화—나를 들뜨게 했다. 나는 이 자극이 어떻게든 내가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방식의 틀이 되기를 원했다.

48 나는 그 장소들에 처음 갔을 때는 놓친 게 많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두 번째로 간다면 어떤 것을 받아들이든 간에, 전체적인 경험에서 전과는 다른 영향을 받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나는 다른 장소들에서 밤을 보낼 것이고, 날씨도 다를 것이며, 그사이 내가 읽은 책들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첫 여행 이후 얻은 깨달음들과 내가 살면서 한 실패들도 분명 예전의 인식을 바꿔놓을 터였다.

55 파울웨더곶에서 나는 나의 정신으로부터 분석하는 마음을 비워내고, 끊임없이 분석하며 핵심을 찾으려는 욕망을 유보한 채 몇 시간씩 보냈는데, 그럴 때면 윌리엄 블레이크가 말한, 모래 한 알 속에 우리를 위한 온 세상이 갖춰져 있다는 불멸의 은유를 수시로 실감했다.

57 [니콜라스 레리히](니콜라스 레리히)

59 1979년, 알래스카 브룩스산맥의 아낙투북패스라는 곳에서 에스키모인 누나미우트족의 작은 마을을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나는 자신들의 본거지에서 전통을 따라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여러 생각을 했는데 …삶의 곤경에 대한 그들의 통찰은 인류의 운명에 관한, 점점 확대되어가는 세계적 논의에서 왜 더 큰 부분을 차지하지 못했을까? 서구 문화에 속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그들의 은유를 덜 경험적이고 덜 세련되었다고 여겼을까?

60 아낙투북패스에서 처음 며칠을 보낸 뒤로 어디를 여행하든 내게는 늘 이런 궁금증이 따라다녔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인간에게 무관심한 자연의 세계가 우리를 덮쳐오는 가운데, 우리가 문화의 경계선을 넘어 서로 대화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인류는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85 인간 세계의 운명을 인간 이외 존재들의 세계와 분리하려 애쓰며 나아가던 우리는 바로 그 위협들 앞에서 별안간 멈춰 서게 되고, 비로소 생물학적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바로 자연은 우리 없이도 잘 지내리라는 현실을.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제 인간의 안락과 이득을 위해 자연 세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 어떻게 협력해야 언젠가 자연 세계 안에서 우리가 지배하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에게 적합한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다.

86 트라피스트회 수도사 토머스 머튼은 『사막의 지혜』에서 콩키스타도르들의 도덕적 둔감함에 관해 생각하며 이렇게 썼다. “원시적 세계를 정복할 때 그들은 대포의 힘을 빌려 자신들의 혼란과 소외를 그 세계에 억지로 떠넘겼을 뿐이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시인 나오미 시하브 나이가 「친절」이라는 시에서 이야기한바, 현실 세계가 우리에게 안기는 잔인함과 불의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친절을 배우려면,

당신은 흰 판초를 입은 인디언이 길가에 쓰러져 죽어 있는 곳을 여행해야 한다. 그 사람이 당신일 수도 있었음을, 그 사람이 또한 나름의 계획들을 품고서 밤새도록 여행하던 사람일 수도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88 그래도 내가 경험한바, 세상 모든 모퉁이에는 아직도 그러한 낙담과 패배를 뚫고 계속 밀고 나아가며, 자신의 상처를 동여매고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보살피는 많은 사람이 있다.

90 그렇게 끊임없이 의미를 찾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르는 소명이라는 것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 밀리의 서재

파울웨더곶

북아메리카 서부 / 북태평양 동부 연안 / 오리건주 해안

제임스 쿡 직업 탐험가, 항해사, 지도 제작자 국적 영국 출생일 1728년 11월 7일 출생지 영국 요크셔주 마턴 사망일 1779년 2월 14일(50세) 사망지 하와이 제도 하와이섬 케알라카쿠아만

116 쿡의 일지를 읽어보니, 생의 마지막 몇 달 동안 그의 내면에서는 고대 지리학의 마지막 상징물을 무너뜨리고 자신의 문화와는 오싹할 정도로 다른 문화들을 탐험한다고 자처하며 다니는 동안 실제로 자기가 어떤 일을 저질러왔는지에 대해 깨달음이 무르익고 있었다. 내 생각에 이즈음 쿡은 자신의 명성이 만들어낸 추진력에서도, 그 명성에 따라오리라 각오했던 책임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없었던 것 같다. 또한 그가 스트라본과 프톨레마이오스와 에라토스테네스로부터 전해 내려온 세계 지리에 대대적인 수정을 가하고는 있었지만, 그가 매일을 함께 보내던 이들은 그런 관념적인 것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 선원들이었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고국에서는 유명인으로 떠받들리고, 바다에서는 두려움을 자아내며, 자기 아내와 자식들에게는 낯선 존재였던 그는 세 차례의 항해를 거치며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사람이 되어갔다.

120 어떤 관점으로 보든, 우리가 더욱더 개발해 이익을 뽑아내겠다고 껍질을 벗기고, 채굴하고, 산업적으로 경작하고, 굴착하고, 오염시키고, 빨아내고, 끊임없이 조작하는 지구, 목 졸린 지구가 지금 우리의 집이다. 우리는 그 상처를 알고 있다. 심지어 그 상처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중 다수는 묻는다.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하고.

123 때로 바다의 가장자리에서 한없이 바다를 지켜보고 있을 때면 현대의 삶에서 정나미를 떼게 하는 윤리적 부패를 이해할 다른 어떤 방식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처럼 만연한 윤리적 위반들은 절망감을 부추기며 일종의 사회적 엔트로피를 만들어내는데, 이런 일이 광범위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은 그것이 고치기 아주 어려운 문제임을 보여준다.

124 이 광경을 보고 있을 때면 나는 늘 우리에게 무언가 묘책이 남아 있을 거라고 느낀다. 우리를 가로막는 것은 단지 상상력의 실패일 뿐이라고.

136 지질학자이자 산악인인 존은 그날 자기와 휠런스가 발견한 운석이 달의 조각이라는 걸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그 전까지는 달 표면에서 암석 조각이 그 동반 행성의 표면에 착륙할 만큼 충분히 강력한 힘으로 발사될 수 있다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않았다. 이후 과학자들은 남극의 얼음 위에서 달(과 화성)에서 온 운석을 더 많이 찾아냈다.

146 야퀴나족과 실레츠족, 그리고 다른 연안 부족들의 전통은 상업적 착취와 문화적 예속에 의해 서서히 그리고 완전히 해체되었다. 이들만의 독특한 인식론과 존재론이 사라짐으로써 인류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 한탄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지만, ‘문명’ 국가들의 대다수 사람들은 그 상실을 인간의 풍부한 집단적 지식에 발생한 아주 작고 하찮은 손실로 치부한다. 하지만 어떤 앎의 방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그 크기를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비극이다.

147 어떤 언어든 인간의 언어가 사라졌다는 것은, 인류가 이제껏 처한 것 중 가장 어려운 곤경에서 생존할 또 하나의 전략이 버려졌음을 뜻한다. …핵심은 무엇이 되었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써서, 한 종족을 마비시키는 절망감이 엄습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이다. 이 세상에서 내가 여행할 수 있었던, 전쟁으로 피폐해지거나 생태 환경이 훼손되거나 악정이 펼쳐지는 모든 곳에서, 내가 탐색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그 가느다란 희망이었다.

153 #다양성 다양성은 생명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다양성은 전반적으로 생명에 활력과 지속 가능성을 부여하는 생물학적 긴장을 조성한다. 영속성을 보장하는 것은 바로 다양성이다. 반면 다양성을 잃어버리면 모든 생명은 멸종의 위험에 놓인다.

#변화 생태계의 변화에—변화 역시 다양성처럼 생명을 영속시키는 토대의 일부다—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전략을 아는 것은 오랫동안 인류의 모든 공동체에서 지혜를 전수하는 이들의 핵심적 책무였다는 것이다. 그들의 특별한 수완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다양한 기술들을 기억해내는 능력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154 ‘경제’라 불리는 저 압도적 괴물에게 인류가 저항할 방법은 그 괴물을 움직이는 본질적 연료인, 생명에 대한 무관심을 떨쳐내는 것이다.

181 포스트 오피스 베이 포경선은 길게는 한 번에 몇 년씩 바다에 나가 있기 때문에 선원들이 가족과 소식을 나누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포스트 오피스 베이다. 이 비공식 우체국은 갈라파고스를 방문한 사람들이 자기가 전할 우편물을 놓아두고 가면, 또 다른 사람들이 수신지가 자신의 목적지와 같은 곳인 우편물을 가져가서 집에 돌아가면 직접 전달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포스트 오피스 베이는 지금도 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 #1848년 미국인 라날드 맥도널드가 나가사키에서 14명의 일본 통역사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그곳 토착민인 아이누 사람들은 지역 다이묘들의 부하들에게 가이코쿠진(외국인)과 어울렸다고 고발당할 것이 두려워 맥도널드를 본토 소야 지역에 있는 군사기지 관리들에게 신고했다. 그들은 맥도널드를 데리고 육지와 바다를 거치며 여러 경로로 이동하고, 사이사이 가택 연금을 하기도 하면서 석 달 뒤에야 나가사키에 있는 쇼군의 궁정에 데려갔다. 이후 맥도널드는 이곳에서 일곱 달 동안 열네 명의 일본인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그건 그가 영국과 미국의 무역상들과 군사들이 반드시 그곳으로 올 것이니 일본인들이 그들을 제대로 상대하려면 꼭 영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맥도널드는 제자들, 그중에서도 자기와 나이도 비슷하고 가장 좋아했던 제자 모리야마 에이노스케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아니,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이 그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다. 일본인들의 눈에 그는 처신도 발랐고 방문자로서 태도도 온당했다.

모차르트 레퀴엠 d단조, 브람스 독일 레퀘엠

198 시인 로빈슨 제퍼스는 종종 자유의 의미를 탐색했는데, 자유라는 말로 그가 의미한 바는 무엇을 “할 자유”가 아니라 무엇으로부터 “벗어날 자유”다. #자유

스크랠링섬

https://maps.app.goo.gl/SjTgHr5UARNrk8DGA 스크랠링섬 위치 ![Pasted image 20250211053212.png](Pasted image 20250211053212.png)

239 내 발 너머, 내가 누워 있는 틈새 바로 너머에는 스크랠링섬과 그 맞은편 요한반도의 해변 사이 통로를 흐르는 어두운 바닷물이 펼쳐져 있다. 이 해변은 알렉산드라피오르 저지라는, 말하자면 온기의 오아시스 같은 지역에서 북쪽 경계선을 형성한다. 몇 제곱킬로미터나 되는 공원처럼 넓게 탁 트인 이 땅은 가장자리 두 면이 돌비알† 경사면과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북극 식물과 작은 생물의 안식처라 할 수 있는 이곳의 가장 먼 끝부분은 주둥이 두 개가 불룩 튀어나온 모양의 빙하 하나와 맞닿아 있다.

250 빙하의 차가운 입술에서 녹은 물이 흘러나오며 내는 보글보글 소리, 얼음 속 작은 주머니들이 터지며 안에 품고 있던 고대의 공기를 방출하며 내는 쇳소리를 더 크게 들어보려고 트윈 빙하의 발치에 쪼그리고 앉는다. 이렇게 가까이서 머리를 옆으로 기울이고 있으니 빙하가 토해내는 차가운 숨이 내 광대뼈에 끼쳐 온다.

282 점점 고갈되어가는 지구의 천연자원, 디아스포라 난민의 절박한 상황, 대개는 해결에 다가서지도 못한 기후변화 문제는 더 많은 현대 예술을 작업실에서 더 멀리 밖으로 이끌어냈다

285 더 알고자 하는 욕망, 감지하고 측정하는 더 정교한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욕망은 단순히 알고 싶은 욕망이 아니라 미지의 것에 대비하려는 욕망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끝이 없는 추구다.

캐나다 누나부트 준주 엘즈미어섬 동해안 알렉산드라피오르 입구

푸에르토아요라

적도 태평양 동부 콜론 제도 산타크루스섬

허먼 멜빌, 갈라파고스 제도의 섬들이 뿜어내는 신비로운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했다 엔카타타 - 매력적인, 마법에 걸린, 귀신 들린 등의 스페인어

이 동전은 나와 더 가까운 시대인 몇 세기 후의 인물로, 라켄의 호젓한 시골 궁전에 틀어박힌 채 부하들을 움직여 1000만 명의 아프리카인들을 죽을 때까지 부려먹거나 살해하거나 또 다른 방식으로 제거하며 콩고 분지에서 돈이 될 만한 모든 것을 약탈하고 피를 뽑아갔던 벨기에의 레오폴 2세의 정신을 대변한다. 또 1961년 벨기에 정보국 및 미국 CIA와 공조하여, 콩고에서 최초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총리 파트리스 루뭄바를 암살한 군부 폭력배 조제프데지레 모부투도 떠올리게 한다. 사 년 뒤 모부투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콩고에서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고, 콩고의 국호를 자이르로 개명해 삼십 년 동안 독재자로 군림하며, 사담 후세인만큼이나 인간의 고통과 비참함에 개의치 않는 냉혹한 정책들을 시행했고, 모부투 세세 세코라는 새 이름으로 약 40억 달러의 사적 재산을 축적했다

385 이러한 반목의 뿌리에는 계층 간의 앙심이 있다. 상대적으로 수가 적고 교육을 잘 받았으며 생태를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을 품은 국립공원의 관리인들은 어민들과 자급자족 농민들로 이루어진, 훨씬 규모가 큰 노동 계층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이들은 주로 에콰도르 사람들로 이 제도로 옮겨오기 전까지는 갈라파고스의 생태를 보존하려는 세계적인 움직임에 관해 거의 몰랐던 이들이다. 그들에게 생태 보존이라는 이상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낯선 개념이다.

386 갈라파고스 사회의 현상을 더욱 깊이 파고들수록, 경제적 기회와 정치적 부정이 ‘발전’을 추동하는 곳이면 어디나 그렇듯이, 여기서도 평범한 삶을 오염시키는 도둑질과 불공정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된다.

397 갈라파고스의 ‘본래’ 생태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어떤 의미에서는 칭찬할 만하지만—꽤 큰 외래 동식물 개체군들은 손을 쓰지 않고 둘 경우, 수천 년 동안 함께 진화해온 종들로만 이루어진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교란시킬 수 있으니—‘토착’ 종과 ‘외래’ 종을 구분하려는 시도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

‘토착’ 종과 ‘외래’ 종을 구분하려는 시도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핀치와 거북 등 갈라파고스를 상징하는 생물들의 조상 역시 다른 곳에서 ‘이주해온’ 생물들인데, 시궁쥐와 돼지 등 나중에 뱃사람들을 따라 들어온 생물들만 ‘침입자’ 취급을 받고 있다는 관점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이곳에 속하는 생물과 몰살해야 하는 생물을 구분하는 건 정치적으로도 생물학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

413 이 년 뒤 다시 갈라파고스를 찾았을 때, 나는 약 열 군데의 해변에서 마치 유목처럼 떠밀려온, 지느러미가 없는 상어 시체 서른에서 마흔 구를 보았다. 당시 어부들은 지느러미만 자른 다음 그냥 죽도록 상어를 배 밖으로 내던졌다.

영국은 자신들에게 탐탁지 않은 자들을 처음에는 북아메리카로 보냈고, 미국 독립전쟁 이후로는 호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 시기를 이송의 시대라고 한다. #영국 #이송의시대

426 뉴욕 동물학 협회 소속 생물학자이자 탐험가인 윌리엄 비비는 1924년에 『갈라파고스: 세상의 끝』을 출판하여 많은 독자의 마음속에 낙원의 비전을 일깨워놓았다. 그의 낭만적인 글을 읽은 사람들은 갈라파고스에 갈 수만 있다면 누구나 열대의 여유를 누리며 자족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인간 #자연 #파괴

439 괴로운 일을 상기하는 것이 반드시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음울하게 곱씹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런 회상에는 폭넓은 시야가 제공하는 안도감도 함께 따라온다.

439 나는 비글호를 에워싼 바다의 공간적 넓이가, 다윈이 변화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가도록 거부할 수 없는 힘을 행사했을 거라고 믿는다. 비글호는 다윈에게 기지旣知의 문화적 세계에서 오는 편안함과 안심을 의미했다. #다윈

447 다윈은 『종의 기원』을 출판하여 서구의 과학과 문화에 막대한 동요를 일으켰다. 신학자들은 다윈의 사상에서 정통 교리와 사회질서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것은 인류에 관한 생각이라고 보았다. 그들이 보기에 이 슈롭셔의 신사는 생물학적 변화가 미리 정해진 어떠한 경로도 따르지 않으며, 그 변화에는 당시의 생물학적 생존 적합성 외에 어떤 목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변화에는 최종 목적지도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는 하나의 종으로서 호모 사피엔스가 어떤 특정 방향으로도 나아가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즉, 호모 사피엔스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는 하지만 ‘향상’되고 있는 건 아니다), 인류에게는 ‘완벽’이라는 종점도 없다고 말한 것이다. 심지어 지구상의 종들 가운데 호모 사피엔스가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위계적 배치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은근히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다윈이 자신의 사상 가운데 가장 두려워했던 부분은 당대의 근본주의 신학자들에게 가한 위협이 아니라, 결국 사람과 동물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는 말, 다시 말해서 인간은 ‘영혼’을 가지고 있으므로 동물과 구별된다는 생각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448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정치혁명가, 실존주의자, 그리고 결국에는 사회진화론자까지, 이들은 모두 다윈의 통찰을 탈취하여 아마 다윈 본인은 결코 나아가려 하지 않았을 온갖 방향으로 끌고 갔다. 다윈은 숙고하는 사람이었지 혼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아니었고, 선동가이기보다는 철학자였다. 사실 그는 다른 학문 분야—입자물리학—에서는 그로부터 사십 년이 지나서야 전면에 등장할 유형의 사고방식을 예고한 전령과도 같았다. 그에 앞서 코페르니쿠스가 그랬고, 후에 프로이트와 융이 그랬듯, 다윈은 우리가 세계 속 우리 자신의 존재를 생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

454 호모 사피엔스가 오로지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관점만이 아니라 생태학적 관점을 취하고, 물리적 환경이 인간 유전체에 선택압을 가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단순 명료한 하나의 판단에 이르게 된다. 바로 환경을 보살피는 일이 자신을 보살피는 일이라는 깨달음이다. 환경을 함부로 대하는 일은 인간은 자신들의 물리적 환경에 계속 무관심해도 문제없다는 믿음, 자연선택이 자신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믿음을 지지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 이런 인류의 생물학적 미래는 자연선택이 아니라 유전공학에, 크리스퍼[유전자 가위]로 편집된 아기들의 유전체에 있는 것 같다. 맞춤 제작되는 아이들 말이다.

자칼 캠프

동부 적도 아프리카 투르카나 호수 서부 고지 투르크웰강 유역

486 우리가 아는 한 다른 어떤 생명체도 호모 사피엔스만큼 정체성과 운명에 주의를 집중하지 않는다. 세계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자 하는 이 욕망이, 사람들이 조상들의 뼈를 그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조상들은 우리에게 역사적 의미는 전해주지만 미래를 안내해주지는 못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해당하는 것은 다른 모든 동물에게도 해당한다. 과거에 아무리 대단한 역사를 지나왔더라도, 우리는 비유적 의미에서 매일 진화의 어둠 속에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필연적으로 생물학적인 존재이므로 그 무엇도 우리를 멸종으로부터 보호해줄 수는 없다.

487 막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 시대에는, 듣는 이에게 공황이나 공포를 불어넣거나 억압하기 일쑤인 권위적 전문가들의 과도하게 자신감 넘치는 선언들보다는, 혼돈스러운 문화적 힘들에 따라오는 역설과 모순에 직면해서도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 같다. 마치 길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자신감의 가면을 쓰고도 그 무엇에 대해서도 어떤 확신도 없는 사람으로 살지 않으려면, 자기가 어디에서 온 존재인지 아는 게 좋다.

487 뼈 화석에 담긴 의미를 읽어내는 묘수가 있다면, 그것은 아무도 본 적 없는 것을 포착하려면 반드시 자신의 선입견을 버리고 관점을 바꾸고 정통적 신념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509 생명이 펼쳐지는 지구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하나의 종으로서 인류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오만을 보여주는 신호다.

511 여기서 인류가 두려워해야 할 상황은, 호모 사피엔스가 스스로 지구를 지배하는 종이라 자처해왔음에도 그들이 지구 거의 모든 생태계를 지배한 결과가 자신들까지 잠재적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호모 사피엔스가 멸종하더라도 그 일은 단순히 계속되는 진화의 한 양상이며, 생명이 맞이할 생물학적 미래로 여겨질 것이다. 다만 그 생명에 인류는 더 이상 포함되지 않을 뿐.

512 이제 인간의 역사에 대한 해석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인간의 직계 조상이냐 아니냐보다 더욱 도발적인 질문은,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 자리한 오늘날의 지부티 근방에서 약 5만 5000년 전에 살았던, 비교적 작은 무리의 호모 사피엔스 집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다. 그때 거기서 인간 뇌의 구조에 아주 작지만 유난히 적응에 유리한 변화가 일어났으며, 이 시기에 갑자기 놀랍도록 복잡한 문화가 나타난 것은 그 변화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많다.

522 5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는 행동적 현생 호모 사피엔스로 이어지는 진화의 경로에서 서로 갈라지기 시작한 후로도 수만 년 동안 상당히 비슷한 모습을 유지했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의 종 분화는 형태적 차이보다는 심리적 차이의 문제였다. 그들은 유럽 내에서 가깝기는 하지만 서로 분리된 영토를 차지하며 한동안(얼마나 오래인지는 아무도 확실히 모른다) 공존했고, 그러다 결국 네안데르탈인들은 아마도 지브롤터곶 근처에 마지막 야영지를 세웠다가 그 후로는 사라졌다.

525 사회 변화를 연구하는 역사가들은 의미 있는 사회 변화, 다시 말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개선하는 종류의 변화는 많은 사람의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자주 강조한다.

526 거대하고 효율적인 사회 그물망을 유지하는 핵심은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다른 누군가의 생각이 무엇이든 같은 상황에서 자신이 하는 생각과는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537 초대륙 판게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독재자들](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독재자들)

포트아서에서 보타니베이까지

#호주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 남극해 북쪽 해안 태즈메이니아주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 남태평양 서쪽 해안 뉴사우스웨일스주

시인과 나는 둘 다 포트아서를 범죄자, 정신 질환자, 정치적 반대자, 빈민, 그러니까 국가의 권위에 또는 시민에게 질서를 강요하는 국가의 권한에 위협이 되는 사람이면 누구나 추방할 수 있었던 제국의 절대 권력을 보여주는 기념비로 여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 밀리의 서재

#남세균 604 초신성의 파편들이 뭉쳐지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돌덩어리 행성을 만들기 시작한 지 10억 년쯤 지났을 때,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남세균 한 종이 우리 같은 생명체들이 존재할 가능성에 불씨를 당겼다. 남세균은 앞으로 생겨날 생물들에게 독성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을 원시 대기에 산소를 공급했다. 일부 학자들은 이 남세균들이 습한 환경에서 자신들이 살 석질의 서식지를 손수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그럴듯한 추측이라고 생각한다. 스트로마톨라이트라고 하는, 지금은 버려진 이 서식지 암석들은 얕은 물에서 산호초가 형성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자라는데, 이것은 트롬볼라이트라는 구조물과도 연관이 있다.✻ 이 두 구조물은 선캄브리아시대를 특징짓는 기준이 된다. 애나마리아가 특히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이 바로 이 클리프턴 호수의 물가에서 남세균들이 아직도 열심히 짓고 있는 현대의 트롬볼라이트들이었다.

남세균은 끈끈한 점액질을 내뿜어 암석 표면에 붙어 사는데, 물속을 떠다니던 모래나 진흙 입자가 이 점액에 달라붙어 퇴적되면서 둥근 돔 형태로 성장한 암석이 스트로마톨라이트와 트롬볼라이트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퇴적되면서 층 구조를 형성한 것이고, 트롬볼라이트는 층 구조 없이 덩어리들이 무작위적인 패턴으로 퇴적된 것이다

618 집에서는 사랑이 식어버렸고, 갚아야 할 대출이 있으며, 아빠인 자신이야 어쩔 수 없이 이 따분하고 고된 반복 노동에 묶여 있지만 아이들만은 그러지 않도록 자녀의 대학 학비를 저축해둬야 한다. 그는 매일 일하고, 일이 끝나면 그 일이 자기 내면에 가득 채워놓은 분노와 권태를 묻어버릴 마취제를 찾는다.

619 술에 취했든 멀쩡한 정신이든, 차분하든 그렇지 않든, 분노에 차 있든 정신없이 들떠 있든, 스스로 의식하든 못 하든, 진실은 아무도 이 대혼란의 소용돌이를 멈추는 위험을 진정으로 감수하길 원치 않으며, 우리 모두 그 소용돌이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622 인도양으로 튀어나와 있는 이 반도, 최초의 백인 정착민들이 자부라라 사람들이 마시는 샘물에 계속해서 비소를 풀었던 곳, 그렇게 해도 충분히 죽이지 못하자 그냥 그 사람들을 총으로 쏘기 시작했던 곳에서, 개발업자들은 2만 5000년의 가치를 지닌 암면 예술 작품들을 허물어 다른 건축 폐기물처럼 한곳에 쌓아두고 그 주위에 철조망 울타리를 둘렀다

[영국이 식민지에 죄수들의 감옥으로 사용한 역사](영국이 식민지에 죄수들의 감옥으로 사용한 역사)

672 오늘날 호주에는 외부에서 들여왔지만 사람의 손에서 벗어나 다시 야생화된 채 살아가는 다양한 동물이 있다. 돼지, 낙타, 산토끼, 고양이, 개, 말, 몽구스, 몇 종의 사슴, 당나귀, 염소, 인도혹소가 그렇고, 토끼도 아주 유명한 예다. 이들이 풀을 뜯어먹고, 뿌리를 파헤치고, 잎을 따 먹고, 토종 종들을 포식하면서 19세기 호주 자연계의 동식물에는 완전히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그 때문에 이제는 호주 땅 대부분에서 과거 토착 동식물들이 이루던 자연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정확히 말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참새, 카나리아, 인도구관조, 메추라기, 꿩, 찌르레기 등 밖에서 들여온 새들도 풍경을 변모시키는 데 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목양과 목축을 허술하게 관리해 수백만 에이커의 땅이 침식과 사막화에 노출되었다. 제임스 쿡이 1770년에 호주 해안을 조사할 때 보았던 모습, 그로부터 삼십 년 후 매슈 플린더스가 호주 대륙을 일주할 때 보았던 모습, 이 대륙의 내부를 탐험한 초기 백인 탐험가들이—어니스트 자일스, 존 맥두얼 스튜어트, 에드워드 에어, 불행한 결과를 맞이한 로버트 버크와 윌리엄 윌스가—보았던 모습을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 물론 이는 만물의 자연적 질서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다.(호모 사피엔스를 자연 질서에서 따로 떼어내지 않는 한은.) 하지만 그 변화는 엄청났다. 아주 재빠르게 일어나, 많은 존재에게 절망적일 정도의 방향 상실감을 초래한 변화였다.

675 진화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끝없는 수정, 이유도 목적도 없는 변화다

681 인간의 어마어마한 실책들과 현실 정치의 결정들, 개인적 과오들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고되게 분투하며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어쩌면 인간이 끝없이 부도덕해지고, 테러리스트가 되고, 권력과 거대한 특권을 좇고, 자신이 옳다고 보는 일이면 무엇이든 신에게 권한을 부여받은 일인 양 당당히 자행하는 존재라는 걸 목격하면서도 눈도 깜짝하지 않을 만큼 단련되었는지도 모른다.

699 감정이입과 연민은, 국가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거나 국내 경제를 재편성할 때, 예컨대 물질적 이윤 같은 것보다 사람들의 안녕을 더 중시하는 새로운 정치를 확립하려 할 때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다.

705 전통적 사회에 속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서 그 사람이 다른 어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계획을 세우는 일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그 어른이 자신들에게 요구하는 대로 하는 것을 자율성을 빼앗기는 일로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그 어른이 “나를 따르라”라고 말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의 지도 원칙은 아무도 낙오하게 남겨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 가운데 가장 성공한 미국은, 이어서 스스로 무시무시한 식민주의자가 되어 자신들의 정치제도와 경제성장 정책을 다른 나라들에 강요했고, 미국 기업의 세계적 활동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동의만 하면 심지어 군사 쿠데타와 군사정부까지 지원하고 암살도 기꺼이 승인했다. 동시에 미국은 자신들이 반대 의견을 전할 경우 심각한 경제적 긴장이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아파르트헤이트 같은 제도화된 사회적 불의에도, 수하르토와 이승만 같은 고압적 독재자들에 대해서도 모르는 척 눈감아주었다.

그레이브스누나탁스에서 포트패민 도로까지

남극 대륙 남극 고원 북쪽 가장자리 남극횡단산맥 중앙 퀸모드산맥
칠레 남부 마젤란 해협 연안 브런즈윅반도

743 현장 탐사대 대원이 발견한 모든 운석은 남극조약에 따라 모든 조인국에 공동 소속된다. 우리가 찾아내고 있는 것들을 포함하여 발견된 운석들은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미 항공 우주국의 존슨 스페이스 센터로 보내지고, 그곳에서 자격이 있는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된다. 남극조약이 구현하는 평등의 정신과 공동 대의를 존중하여, 특정한 운석을 발견한 개인의 이름은 운석 채집 기록에 들어가지 않는다.

751 나는 존에게 말했다. “예전에 한 신학 교수님이 종교를 갖는다는 건 확신을 갖는 일이 아니라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라고 말씀하셨지. 의심을 편안히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어떤 심원한 신비에 대해 품었던 존중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고.”

존이 내 말을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침낭 속에 누워 있었고 내게는 쌓아둔 장비들 너머로 그의 다리 아래쪽만 보였다. 이미 잠들었을지도 몰랐다. 길고 힘든 하루였으니까. “우리가 더 깊은 지식을 쌓고 있기는 하지.” 존이 대답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지혜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고는 보장할 수 없지만.”

755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건 깊은 공간의 고요함뿐이다. 낸시가 큰 소리로 묻는다. “존, 여기를 뭐라고 불러요?” “천국이요.” “아뇨, 아뇨. 그건 당신이 부르는 거고요. 사람들이 뭐라고 부르냐고요?” 존은 답이 없다. …내가 응시하고 있는 이 광활한 공간에서는 이 공간을 품어온 시간에 대한 감각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평생을 통틀어 몇 번 해보지 못한 경험이다. 사실 남극 내륙 대부분이 내게는 이렇게 느껴진다. 단지 탐사나 명명이 되지 않은 곳이라기보다 미지의 장소라는 느낌. 아직은 명칭과 좌표, 거리와 경계선의 목록 속에 포섭되지 않은 곳. 이 바위 벌판에서 바람을 피해 바위 틈새에 등을 대고 누워 주위를 에워싼 방벽들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안도의 감정이 몰려오고, 이런 상태의 나에게는 존의 대답—천국—이 희열의 감정을 나타내는 상투적인 단어가 아니라 분열이 전혀 존재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단어로 들린다.

757 맥머도 기지의 역사에서 미국 해군이 그곳을 운영하던 초기에, 그들은 건축 폐기물과 쓰레기, 수 배럴의 독성 폐기물을 윈터쿼터스베이의 해빙에 버렸다. 매년 짧은 여름이 찾아와 바다의 얼음이 녹을 때마다 이 모든 폐기물이 만의 해저에 가라앉았다. 결국 윈터쿼터스베이는 세상에서 가장 오염된 항구라는 오명을 얻었고, 그 바닥은 쓸모를 다한 선적 컨테이너, 폴리염화바이페닐이 새어 나오는 변압기, 부식성 액체가 든 녹슬고 있는 용기, 고장 난 기계류, 버려진 가구와 매트리스 등으로 뒤덮였다.

주로 사암들로 이루어진 퇴적층이 드러난 아스가르드산맥의 한쪽 벽이 보였다. 과학자들은 2억 년도 더 전에 형성된 그 층들 중 하나에서 파충류 리스트로사우루스와 양치류인 디크로이디움의 화석 잔해를 발견했다. 이와 똑같은 생물들이 남아프리카와 호주, 인도, 남아메리카의 비슷한 시대 바위층에서도 발견되었는데, 이는 이 대륙들이 한때는 하나의 대륙이었다가 중생대 초기에 분리되어 점점 더 멀어져갔다는 현대의 학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내가 돌stone과 암석rock의 차이를 변명의 여지 없이 혼동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그는 두 용어는 서로 호환해서 쓸 수 없다고 했다. 돌은 인간이 실용적인 용도나 문화적 용도로 사용한 암석이다. 그래서 주춧돌, 포장용 돌, 귀돌, 스톤헨지라는 단어가 쓰이는 것이다. 암석은 인간이 손댄 적 없는 무엇이다. 암석층이 있는 해변이나 고속도로에 낙석falling rock 위험을 경고하는 표지판이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남극

어른 펭귄들이 먹이 사냥을 하러 바다에 가 있는 동안 어린 펭귄들은 마치 유아원에 모인 아기들처럼 한데 모여 무리를 지어 서로를 보호하고 온기를 유지하는데 이런 어린 펭귄들의 무리를 크레슈라고 한다. 크레슈는 프랑스어로 탁아소라는 뜻이다.

남극점에는 경도가 없다. 유일한 좌표는 남위 90도다. 여기서는 모든 방향이 북쪽이다. 엄밀히 말하면 실제 지리적 남극점에서 한 걸음만 떨어져도 동쪽과 서쪽이 구분되기 시작하지만, 여기서 그런 좌표는 아무 의미도 없고, 머릿속으로 그리기도 너무 어렵다. 밖에 있을 때 사람들은 서로 방향을 표현할 때 바람을 기준으로 해서 “그 연구 오두막 쪽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이라는 식으로 말하거나 얼음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해서 “그 제설차량에서 빙하가 흐르는 방향으로 조금 떨어진 곳” 같은 식으로 말한다. 남극점 기지가 서 있는 지점의 얼음은 일 년에 약 10미터씩 바다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매년 1월 1일에 미국 지질 조사국 직원이 3킬로미터 아래 지구 기반암에서 지국 자전축의 남쪽 끝을 표시하는 정확한 지점을 찾아낸 다음, 그 위의 눈에 금속봉을 박아 넣는다. 이후 365일 동안은 그 금속봉이 지리학적 남극점을 표시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남극점 기지에서 보내는 첫날, 기온은 섭씨 영하 73도까지 내려갔다. 이 정도는 겨울에 흔한 기온이다.

여기서는 별과 달과 해가 매일 뜨고 지는 게 아니라 365일 주기로 뜨고 진다. 이는 오기도 어렵고 유지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이곳에서 그렇게 많은 천체 연구가 진행되는 주된 이유다. 머리 위 천체들을 향하도록 맞춰진 몇몇 종류의 망원경들은 몇 달 동안 한 번도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는 그 천체들을 계속 추적할 수 있으며, 넓게 퍼진 대기의 상대적 건조함과 낮은 밀도는 그 망원경들이 기록하는 광학 이미지들을 더 낮은 위도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들보다 더 뚜렷하게 만들어준다.

남극점 아래의 어마어마한 양의 눈과 얼음은 암흑 물질을 두고 서로 경쟁하는 여러 가설에서 핵심 요소인, 질량이 거의 없는 중성미자 입자를 포획하는 데 이상적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남극점은 대기의 투명함과 전자기적 고요함 덕에—남극점은 지구상에서 수증기 함량이 가장 낮고 ‘하늘 소음’이 가장 적다—138억 살 된 팽창하는 우주의 가장자리 위치를 찾는 일과, 지구의 상층 대기와 하층 대기의 화학적 조성과 행동을 연구하는 데도 이상적인 장소다.

윌슨이 잘 납득하지 못했을 것은, 현대의 정부들과 영리기업들이 특정 과학 연구에 관한 논쟁을 선별적으로 장려하면서 너무나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 그리고 그 연구들 덕에 가능해지는 과학기술의 발달을 너무나 욕심 사납게 추구한다는 점일 것이다. 원자폭탄의 개발이나 유전자 조작 식품의 보급, 또는 화학적 폐기물을 도시 상수도에 버리는 일에 대해 윤리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는 경악할 것이고, 이 새로운 기술들 때문에 가능해진 신원 도용과 개인 정보 보호 약화 현상도 우려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윌슨의 세상과 우리의 세상이 다른 점 가운데 윌슨을 가장 걱정스럽게 했을 차이점은 그가 새로 배우고 적응해야 할 과학의 발전들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과 야심에 일어난 변화들, 그중 무엇보다 장기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서 문제적 기술들을 개발하거나 장려하는—그리고 열렬히 포용하는—일일 것이다. 스콧을 포함해 1910~1913년의 영국 남극 탐험대의 모든 대원이 수시로 그에게 조언을 구했을 만큼 도덕에 관한 올곧은 의식을 지녔던 윌슨은, 21세기의 물질적 이익 추구의 전반적 특징인 무차별적 탐욕을 납득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로버트 팰컨 스콧을 잘 알았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는 무엇이 그를 남극점에 도달하는 최초의 사람이 되겠다는 열망으로 내몰았을지 이해해보고 싶은 마음에 사망 당시 그가 쓰고 있던 일기의 유일한 영인본을 보러 어느 봄날 아침 워싱턴 DC에 있는 국립 문서 보관소를 방문했다. 남극의 역사를 다루는 문헌들에서 그 일기 속 문장들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단어들을 아무리 그대로 인용했다고 하더라도 손으로 쓴 글에 연필이나 펜촉만이 남길 수 있는 정보는 전달하지 못한다.

남극을 의인화해서 말해보자면, 남극은 누가 어디에 도착했든 또는 무슨 일이 있었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승자’와 ‘패자’를 구분한 것은 사람들이었고, 그런 구분을 하지 않는 이들이 있었다면 그 역시 사람들이었다.

846 우리가 푼타아레나스에 정박해 있던 며칠 동안, 그 도시의 거리와 골목을 거닐 때면 그 선주민들이 종종 떠올랐고 그 모습을 머리에서 떨쳐낼 수가 없었다. 그들의 문화와 함께 예의 바름, 경건함, 용감함, 정의로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한 그들 특유의 생각도 사라졌다. 그들과 함께, 우리가 볼 수 없는 장소들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지에 관한 그들의 생각 또한 사라졌다. 우리의 문화가 계속해서 공격적인 상업과 무분별한 발전의 격량을 헤치며 나아가고 있는 지금, 사라진 그 생각들은 우리가 참고할 가치가 있는 것이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868 우리는 삶의 조건을 형성하는 근본적 측면은 확실성이 아니라 신비임을 감지하고 있으면서도, 합리적인 모든 것에 대한 현실적 믿음으로 무장한 채 우리가 아는 것을 자신만만하게 단언한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옳다고 선언하며 앞으로 밀고 나아가고, 우리와 같은 믿음을 지닌 사람들이 존재하기를 바라면서 그들을 찾으려 애쓰고, 그러는 한편으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도 평화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869 쿡은 엔데버호를 타고 바다를 누비며 마오리 사람들에 관한 생각을 기록했고, 메스티소 여행가이자 역사의 각주와도 같은 래널드 맥도널드는 쇼군의 궁정에서 영어 단어들을 신중하게 발음했으며, 젊은 다윈은 이사벨라섬에서 코르디아 루테아 덤불을 헤치고 핀치를 찾아다녔다.

870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저 바깥에, 저 길 끝 바로 너머에, 언어와 열렬한 믿음 너머에, 누구든 우리가 충성을 바치기로 선택한 신들 너머에 무엇이 존재하는가? 우리는 그 선을 넘어갔던 여행자들이 돌아와 거기서 자신들이 본 것을 우리에게 말해줄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 우리는 그 다른 땅에서 우리를 부르는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해 고개를 그쪽으로 기울이고 있을까? 그 부름은 그 머나먼 장소와 우리 내면 깊이 살고 있는 것을 묶어주는 선율로서, 해마다 힘겹게 밀라그로를 만드는 수고와 오직 기적만을 믿는 마음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찬가로서 우리에게 도착한다.

6.읽으면서 떠오른 생각들

  • 들어가며 2장,,, 저자는 수많은 여행을 하며… 인간세상에 대한 큰 생각들을 했다. 이전책 행동에서처럼..
  • 72 저자는 여행하면서 의미 있는 장소에서 기념품 (탤리즈먼, 부적) 을 가져오는 듯하다. 돌,조개껍데기, 열매씨,탄피 같은것들.. 그것을 보며 장소를 기억한다.
  • 85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려는 생각, 그 행동들의 어리석음을 애탄한다.
  • 122 사회의 온갖 맘에 안드는 행태들,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부조리의 엔트로피가 강해지는 먹먹함을 느낄때, 바다를 보면서 생각을 정돈하는 저자의 글이 공감된다.
  • 699 인류적인 의사결정을 국가나 ,,,세계 단체들이…내릴때, 소외된 부족들, …감정이입과 연민,,,즉 인간을 생각하는 마음이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적, 논리, 신의 계시와 같은 논리로 정책과 전략을 결정하면 안된다….
    • 우리의 세계는 그렇게 살아 왔고, 그렇게 피해받고, 피해를 주고 , 눈을 감고, 귀를 닫고, 나의 입을 채우는 방법으로만 달려왔다.
    • 너무 많은 사람과 자연과 동물과 식물 그리고 우리의 유산들이 사라지고 있다.
  • 707 제임스 쿡 선장이 발견한 시드니 의 보타니 만

7. 연관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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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로지 목적과 자기의 이익만을위해서 살아가는 현대인과 나. 우리는 우리가 기술과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파괴하는 다른 문화를 보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로 파괴한다. 그것이 가지고 있는 지혜를 파괴시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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